작품 설명
E♭장조로 된 단일 곡으로, 같은 선율에 시의 여러 연을 차례로 얹어 부르는 유절가곡입니다. 슈투름의 시는 여섯 연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 연주에서는 몇 연을 덜어 내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음반마다 노래가 한두 바퀴씩 길거나 짧게 들리기도 합니다. 노래는 무게 있는 건반 화음으로 막을 엽니다. 선율은 위로 한 번 훌쩍 뛰어오른 뒤 꾸밈을 곁들여 부드럽게 내려앉고, 중간부에서는 베이스가 같은 음을 고동치듯 되풀이하며 긴장을 쌓습니다. 군데군데 스며드는 반음계 화성이 소박한 노래에 깊이를 더하고, 노래가 끝난 뒤에는 짧지만 공들인 건반 후주가 이어집니다. 시는 “새 생명으로 깨어나 자연이 내 앞에 서 있다”는 첫 행으로 문을 엽니다. 눈 덮인 들판 위로 부드러운 바람이 불고, 어린 풀잎이 껍질을 뚫고 올라오며, 텅 빈 숲에 새들의 노래가 돌아옵니다. 시는 이렇게 깨어나는 봄의 풍경을 하나씩 짚은 다음, 마지막 연에서 그 봄을 만든 창조주를 찬양하는 노래로 맺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91년 1월 14일, 모차르트는 하루에 가곡 세 곡을 썼습니다. 〈봄을 그리워하며〉 K.596, 이 곡 〈봄이 시작될 때〉, 그리고 〈아이들의 놀이〉 K.598입니다. 세 곡은 같은 날짜로 그의 자작 작품목록에 나란히 올랐습니다. 열흘쯤 앞서 완성한 피아노 협주곡 27번 K.595의 피날레 주제는 K.596과 닮았지만, 이 곡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세 곡이 실린 곳은 빈의 인쇄업자 이그나츠 알베르티가 1791년에 펴낸 『어린이와 어린이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클라비어 가곡집』의 「봄 노래」 권입니다. 알베르티는 모차르트와 같은 프리메이슨 지부의 회원이었고, 같은 해 〈마술피리〉 초판 대본의 권두 판화를 새기고 인쇄하기도 했습니다. 가곡집은 원래 네 권으로 나왔으나 지금은 봄과 겨울 두 권만 남아 있습니다. 이 곡의 독특한 점은 악보가 적힌 모양새입니다. 모차르트는 세 곡을 마치 피아노곡처럼 적어, 첫 연의 가사만 오선 사이에 넣고 나머지 연은 따로 실었습니다. 초판에는 「봄을 지으신 창조주께 드리는 감사의 마음」이라는 제목이 붙었습니다. 슈투름의 시 원제는 「봄」이었고, 모차르트가 작품목록에 적은 제목이 〈봄이 시작될 때〉입니다. 모차르트가 손으로 쓴 악보는 오늘날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 곡은 1791년 초판과,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에 남은 1803년 필사본에 기대어 전해집니다. 필사본 머리에는 시의 원제와 같은 「봄」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같은 시에 먼저 곡을 붙인 사람은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였습니다. 그는 슈투름의 종교시에 곡을 붙인 가곡집에 이 시를 「봄」이라는 제목으로 실었습니다. 모차르트의 곡은 세상을 빠르게 돌았습니다. 1799년 라이프치히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의 모차르트 작품집 제5권과 런던의 영어판 가곡집에 실렸고, 1800년에는 스웨덴에서도 출판되었습니다. 1806년에는 괴퍼르트가 관악 합주용으로 편곡한 판도 나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