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플루트와 오보에, 바순, 트럼펫에 두 파트의 바이올린과 베이스만 더한 매우 단출한 무도회 악단을 위한 음악입니다. 비올라가 빠진 편성은 빈 호프부르크 레두텐잘의 너른 공간에서도 춤추는 사람들의 발 박자가 또렷이 들리도록 짠 무곡 특유의 짜임새이고, 트럼펫이 더해진 점이 이 곡을 같은 시기 다른 콩트르당스들과 구별 짓는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전체 길이가 1분 30초 안팎인 단 한 곡짜리 춤곡으로, 콩트르당스 특유의 두 박자 위에 산뜻한 C장조 선율이 얹히고, 트럼펫의 짧은 신호 음형이 두세 차례 끼어들며 행진곡 같은 들뜬 색을 더합니다. 무도회의 한 회 줄춤이 끝나는 시간에 정확히 들어맞도록 설계된 분량이고, 부제가 가리키는 승전의 소식이 트럼펫 음형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다듬어져 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7년 12월, 모차르트는 글루크의 후임으로 황제 요제프 2세의 "황실 실내 작곡가(k.k. Kammermusicus)"가 되었고, 그 자리에 따라붙은 의무가 매년 카니발 시즌이면 빈 호프부르크의 레두텐잘에서 열리는 황실 무도회를 위해 춤곡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K.587은 그 의무에 따라 그가 1789년 12월에 써 낸 콩트르당스로, 1789–1790년 카니발 시즌의 무도회를 위한 음악입니다. 부제 〈Der Sieg vom Helden Koburg(코부르크 영웅의 승리)〉는 당시 오스트리아 제국군 야전원수였던 작센-코부르크-잘펠트의 프리드리히 요지아스 공(Reichsgeneralfeldmarschall Prinz Friedrich Josias von Sachsen-Coburg-Saalfeld)을 가리킵니다. 1789년 9월 21일, 코부르크 공이 러시아의 수보로프 장군과 손잡고 림니크(Rymnik, 독일어 지명 마르티네스티) 전투에서 오스만 제국군에 대승을 거두었고, 빈에는 그 승전 소식이 같은 해 가을에 들어왔습니다. 모차르트는 그 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어진 군대 행진곡의 가락을 콩트르당스 안에 끌어와 무도회용으로 다듬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같은 시기 모차르트의 또 다른 시사적인 콩트르당스 K.535 〈라 바타이유(La Bataille, 베오그라드 포위)〉(1788년 1월 23일자 Verzeichnüss)와 한 쌍으로 묶여, 1788년부터 1791년까지 이어진 오스트리아·터키 전쟁의 두 번의 큰 사건을 무도회 음악 속에 담아 낸 보기 드문 사례로 분류됩니다. 모차르트는 자기 작품 목록 〈Verzeichnüss aller meiner Werke〉의 1789년 12월자에 이 곡을 등록해 두었습니다. 활자 악보로 처음 인쇄된 것은 작곡으로부터 약 90년이 지난 1882년 라이프치히로, 브라이트코프&헤르텔이 펴낸 〈모차르트 전집〉 11집(관현악용 무곡)의 21번에 구스타프 노테봄(Gustav Nottebohm)의 편집으로 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