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D장조에 트럼펫과 팀파니까지 갖춘 편성이라, 희극 오페라의 아리아치고는 유난히 웅장하게 울립니다. 가짜 귀족의 허세를 일부러 영웅적인 어조로 부풀려 놓은 설계입니다. 가사는 미모의 나르키소스, 힘센 키클롭스, 부유한 크로이소스, 사랑에 능한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를 차례로 꿰고, 이솝 우화와 보이아르도의 『사랑에 빠진 오를란도』까지 인용합니다. 자랑거리를 하나씩 세어 나가는 이런 짜임 때문에 흔히 카탈로그 아리아라고 불립니다. 중반부터는 오보에 독주가 끼어들어 베이스의 선율과 주고받듯 대화합니다. 음역이 베이스로서는 상당히 높게 올라가며, 여인들이 자리를 뜬 뒤 두 남자가 즐거워하는 짧은 종결부까지 한 번호 안에 이어집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굴리엘모 역은 1786년 〈피가로의 결혼〉 초연에서 피가로를, 1788년 빈 〈돈 조반니〉에서 레포렐로를 맡았던 베이스 프란체스코 베누치가 부를 예정이었습니다. 이 아리아는 그를 위해 크게 설계한 1막의 쇼피스였답니다. 그런데 리허설 과정에서 모차르트는 이 곡을 빼고 훨씬 짧고 가벼운 〈수줍어하지 말아요〉(Non siate ritrosi)로 바꿨습니다. 극의 흐름에 비해 너무 길고 웅장했으며 가사가 현학적인 비유로 가득했다는 것이 학계의 유력한 설명이고, 베누치에게 음역이 너무 높았을 가능성도 함께 거론됩니다. 대신 2막의 베누치 아리아 〈여인들이여〉(Donne mie)를 확장해 보상했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교체 후에도 모차르트는 이 곡을 폐기하지 않고 자필 작품목록에 1789년 12월자로 따로 등재했습니다. 다만 목록에는 첫 구절이 실제 가사와 달리 “Rivolgete a me lo sguardo”로 적혀 있습니다. 활자로 출판된 것은 반세기가 훌쩍 지난 1855년의 일이며, 오늘날 신모차르트전집은 이 곡을 〈코지 판 투테〉 부록에 실어 두어 현대 공연과 녹음에서 종종 되살려 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