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레치타티보 없이 곧바로 노래로 들어가는 E♭장조의 아리아 한 곡입니다. 가사는 〈마음씨 좋은 투덜이〉 2막 5장의 대목으로, 다 폰테가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빚쟁이들이 더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소식을 들은 지오콘도가 아내 루칠라에게 사정을 털어놓고, 루칠라는 남편 집안 사람들이 이 몰락을 자기 탓으로 돌린다는 것을 이미 눈치챈 채 원망을 쏟아내면서도 끝내 남편을 향한 사랑을 다짐합니다. 원래 판에서는 이 자리에 비슷한 내용의 이중창이 있었습니다. 노래는 첫 소절부터 다급하게 터져 나옵니다. 앞에 붙는 레치타티보 없이 단독으로 연주하면 이 격렬한 시작이 듣는 이를 놀라게 할 만큼, 인물은 이미 감정이 끓어오른 상태로 무대에 섭니다. 갈 곳을 묻는 물음과 사랑의 다짐이 한 곡 안에서 맞부딪치며 노래를 끌고 갑니다. 관현악에는 오보에와 플루트 없이 클라리넷 두 대가 들어가고, 바순과 호른이 함께 소프라노를 감쌉니다. 같은 해 9월에 완성한 클라리넷 5중주 K.581, 몇 달 뒤 초연되는 〈코지 판 투테〉와 같은 시기의 부드럽고 어두운 관악 색채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마음씨 좋은 투덜이〉는 스페인 출신 작곡가 비센테 마르틴 이 솔레르가 다 폰테의 대본으로 쓴 오페라로, 1786년 1월 4일 빈 부르크테아터에서 처음 올랐습니다. 1789년 같은 극장이 이 작품을 다시 올리며 루칠라 역에 루이즈 빌뇌브가 들어왔고, 모차르트가 그녀를 위해 1막 14장에 넣을 〈누가 내 연인의 괴로움을 아는가〉 K.582와 2막 5장에 넣을 이 곡을 썼습니다. 원작곡가는 그 무렵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카테리나 2세 궁정으로 떠나 빈에 없었습니다. 새 아리아가 들어간 공연은 1789년 11월 9일에 열렸고, 빌뇌브는 이듬해 1월 〈코지 판 투테〉 초연에서 도라벨라를 맡게 됩니다. 이 아리아에는 2백 년 넘게 알려지지 않은 앞부분이 있었습니다. 음악학자 도로테아 링크는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에 남은 〈마음씨 좋은 투덜이〉의 원래 지휘용 악보에서 이 아리아 바로 앞에 붙는 반주 레치타티보 〈아, 내가 무엇을 보는가!(Ahi, cosa veggio!)〉를 찾아내 2000년에 발표했습니다. 레치타티보는 아리아와 같은 필사자의 손으로 같은 삽입 묶음에 적혀 있고, 레치타티보가 끝나는 장의 뒷면에서 아리아가 시작됩니다. 필사자는 아리아에만 “모차르트 씨 작”이라고 적어 두었고 레치타티보에는 따로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가 남아 있지 않아 확증은 없지만, 쾨헬 목록 9판은 이 레치타티보를 K.712라는 별도 번호로 올리고 진위를 ‘의심’으로 분류했습니다.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는 옛 프로이센 국립도서관을 거쳐 지금 베를린 국립도서관 음악부에 있습니다. 짝 아리아 K.582의 자필 악보는 독일 코부르크에 있어, 같은 달 같은 가수를 위해 쓴 두 곡의 원본이 서로 다른 곳에 떨어져 보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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