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알레그레토, 안단테, 미뉴에트, 알레그레토로 이어지는 네 악장의 현악 4중주입니다.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이 모두 알레그레토여서 가장 빠른 악장조차 서두르지 않습니다. 덕분에 곡 전체가 온화하고 투명한 빛깔을 띠며, 같은 시기의 다른 4중주들보다 한결 담백하게 들립니다. 가장 큰 특징은 첼로가 맡은 역할입니다. 보통의 4중주에서 첼로는 맨 아래에서 화음을 받치지만, 이 곡에서는 높은 음역으로 올라가 주선율을 노래하는 대목이 많습니다. 그동안 베이스는 비올라나 제2바이올린이 대신 맡습니다. 쾨헬 목록도 이 곡의 베이스 성부를 기교적으로 까다롭고 부분적으로 독주적이라고 적고 있습니다. 네 악기가 번갈아 선율을 나눠 맡는 이런 짜임 때문에, 출판 당시 빈 신문의 광고는 이 곡들을 ‘협주풍 사중주’라고 소개했습니다. 한 악기가 이끌고 나머지가 받쳐 주는 구도 대신, 네 사람이 차례로 주인공이 되는 실내악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9년 봄, 모차르트는 리히노프스키 공과 함께 라이프치히와 베를린 방면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4월 말 포츠담에 도착한 그는 프로이센 국왕 프리드리히 빌헬름 2세의 궁정을 찾았는데, 왕은 그를 궁정 실내악 감독이자 첼리스트인 장피에르 뒤포르에게 맡겼습니다. 이 무렵 모차르트는 뒤포르의 미뉴에트 주제로 피아노 변주곡 K.573을 쓰기도 했습니다. 6월 초 빈으로 돌아온 모차르트는 자신의 작품 목록에 이 곡을 ‘프로이센 국왕 폐하를 위한 사중주’로 적어 넣었습니다. 악보 종이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상당 부분은 빈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쓰였다고 합니다. 훗날 〈프로이센 4중주〉로 묶이는 세 곡 가운데 목록에 왕이 명시된 것은 이 곡뿐입니다. 흔히 왕의 위촉으로 소개되지만 정식 위촉을 입증하는 기록은 없어, 학자들 사이에서는 모차르트의 희망이었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같은 해 7월 12일, 모차르트는 후원자 미하엘 푸흐베르크에게 돈을 청하는 편지에서 ‘왕을 위한 사중주 6곡’과 ‘프리데리케 공주를 위한 쉬운 소나타 6곡’을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완성된 것은 사중주 세 곡과 소나타 한 곡(K.576)뿐이었습니다. 나머지 두 사중주 K.589와 K.590은 오페라 〈코지 판 투테〉 작업에 밀려 이듬해에야 완성되었고, 1790년 6월 모차르트는 푸흐베르크에게 이 ‘힘든 작업’인 사중주들을 헐값에 넘겨야 한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세 곡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나고 몇 주 뒤인 1791년 12월, 빈의 아르타리아 출판사에서 작품 18로 출판되었습니다. 출판 광고는 이 곡들을 ‘세상이 너무 일찍 빼앗아 간 작곡가’의 가장 귀한 작품이라 소개했지만, 출판본에는 프로이센 왕에게 바친다는 표시가 없었습니다. 자필악보는 세 곡이 한 묶음으로 런던 영국 도서관에 전합니다. 2악장의 주제가 1785년 가곡 〈제비꽃〉 K.476을 닮았다는 이유로, 음악학자 한스 켈러는 이 곡을 ‘제비꽃’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피아노 트리오 편곡판, 작품 27 (1792): 출판 직후 이 4중주를 피아노 3중주로 옮긴 편곡본 (쾨헬 목록 수록)
2악장 플루트와 피아노 편곡 (IMSLP 수록): 느린 악장의 노래하는 선율을 플루트에 맡긴 악보
2·3악장 첼로와 피아노 편곡 (IMSLP 수록): 첼로가 돋보이는 원곡의 성격을 살린 첼로 독주용 판본
슐호프, 미뉴에트 피아노 독주 편곡 (IMSLP 수록): 3악장 미뉴에트를 피아노 한 대로 옮긴 판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