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G장조 6/8박자, 빠르기 표시는 Allegro deciso입니다. 앞뒤 두 부분이 각각 반복되는 바로크 춤곡의 2부 형식에 짧은 코다가 붙어 전체가 38마디로 끝납니다. 초판 표제가 하프시코드 또는 포르테피아노를 위한 지그라고 밝히고 있어, 두 악기 어느 쪽으로도 연주됩니다. 춤곡이지만 짜임새는 푸가에 가깝습니다. 큰 도약이 섞인 날카로운 주제를 한 손이 내놓으면 다른 손이 곧바로 받아 모방하고, 두 성부가 얽힌 채 빠르게 달려갑니다. 같은 해에 쓴 피아노 소나타 D장조 K.576의 첫 악장과 함께, 라이프치히에서 바흐의 음악을 다시 만난 경험이 짙게 묻어나는 후기 건반 작품으로 꼽힙니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대목은 베이스입니다. 앞부분 마지막 네 마디의 베이스 선율, 그리고 뒷부분에서 코다 직전에 이를 옮겨 되풀이하는 구간이 반음계의 열두 음을 모두 지나갑니다. 일부 음이 반복되므로 20세기의 12음 음렬과는 다르지만, 짧은 소품 안에 담긴 반음계적 대담함으로 주목받습니다. 주제는 바흐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 마지막 곡인 B단조 푸가의 주제와 뚜렷하게 닮았습니다. 모차르트는 원곡의 느린 Largo와 4/4박자를 빠른 Allegro deciso와 6/8박자로 바꿔 놓았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9년 봄, 모차르트는 리히노프스키 공과 함께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 포츠담, 베를린을 도는 북독일 여행에 나섰습니다. 라이프치히는 바흐가 오랫동안 칸토르로 일했던 도시였고, 모차르트는 이곳에서 바흐의 음악을 다시 깊이 접했습니다. 이 지그는 주문받아 쓴 곡이 아닙니다. 라이프치히를 떠나기 전날인 5월 16일, 모차르트는 라이프치히 궁정 오르가니스트 카를 임마누엘 엥겔의 기념첩에 이 곡을 직접 써 넣었습니다. 연주회를 위한 작품이 아니라 방명록 한 면에 남긴 작별 선물이었던 셈이고, 그래서 초연 기록도 따로 없습니다. 곡은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뒤인 1792년 무렵 빈의 아르타리아에서 하프시코드 또는 포르테피아노를 위한 지그라는 제목으로 처음 출판되었습니다. 바흐의 도시에서 쓴 곡이니 바흐에게 바친 오마주라는 해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 학자는 이 곡이 오히려 헨델의 건반 모음곡 8번 F단조에 들어 있는 지그와 더 닮았다고 봅니다. 한 쪽은 주제의 생김새를, 다른 쪽은 춤곡의 성격을 근거로 드는 셈이어서, 짧은 소품을 두고 바흐와 헨델 사이에서 해석이 갈립니다.
차이콥스키, 관현악 모음곡 4번 『모차르티아나』 Op.61 (1887): 모차르트의 건반 작품 등을 관현악으로 옮긴 모음곡으로, 제1곡 「지그」가 이 작품을 관현악으로 편곡한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