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F장조 알레그레토의 단일 곡으로, 모차르트의 연주회용 아리아 가운데 가장 짧은 축에 드는 작품입니다. 긴 아리아처럼 감정의 큰 굴곡을 그리는 대신, 짧은 프레이즈와 가벼운 관현악 추임새, 말하듯 빠르게 읊는 구절과 노래하듯 흐르는 선율이 재빨리 교대하는 무대용 소품입니다. 오케스트라는 플루트 하나에 오보에·바순·호른 두 대씩과 현악기로 단출하게 짜여 있어 가수의 말맛을 가리지 않습니다. 가사는 세 덩어리로 나뉩니다. 먼저 “손등에 입맞춤 하나에 그리 놀라면서 예쁜 아가씨와 결혼하겠다니”라며 상대를 놀리고, 이어 “당신은 좀 둔하군요, 폼페오 씨, 세상 풍습부터 배우시오”라고 핀잔을 주며, 마지막에는 젊은 아내를 둔 남자가 지켜야 할 규칙을 줄줄이 늘어놓습니다. 모차르트는 이 세 부분마다 음악의 표정을 바꿔, 놀리는 대목은 가볍게, 핀잔 줄 때는 또박또박, 규칙을 나열할 때는 숨 가쁘게 몰아칩니다. 이 곡이 특별히 기억되는 이유는 둘째 덩어리에 붙은 선율 때문입니다. “당신은 좀 둔하군요, 폼페오 씨”에 얹힌 C장조의 익살스러운 주제를, 모차르트는 같은 해 8월 완성한 교향곡 41번 「주피터」 1악장 제시부 끝머리에 거의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오페라 부파의 무대에서 태어난 가락이 그의 마지막 교향곡 안으로 걸어 들어간 셈입니다. 신모차르트전집은 이 곡을 다른 작곡가의 희극 오페라에 모차르트가 써 넣은 삽입 아리아 연작의 출발점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이듬해 이어지는 K.578·K.582·K.583 같은 삽입곡들이 모두 이 곡 뒤를 따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8년 봄 빈 궁정극장은 파스콸레 안포시의 2막 희극 〈행운의 질투〉를 6월 2일 무대에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극 중 허세 가득한 여행자 무슈 지로 역은 그해 4월부터 빈 궁정극장에 새로 들어온 베이스 프란체스코 알베르타렐리가 맡았는데, 그는 바로 5월 7일 〈돈 조반니〉 빈 초연에서 타이틀롤을 노래한 가수였습니다. 모차르트는 이 가수를 위해 2막 4장에 원래 있던 아리아를 빼고 새 곡을 써 넣었습니다. 자필 작품 목록에는 “5월 중, 알베르타렐리 씨를 위한 아리에타, 오페라 〈행운의 질투〉에”라고 적혀 있습니다. 원 대본은 필리포 리비니가 썼지만, 빈 공연용으로 크게 손질된 이 아리아의 가사는 다 폰테가 고쳐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신모차르트전집과 쾨헬 목록 모두 다 폰테를 “추정 작사자”로 적고 있을 뿐 확증은 없습니다. 자필 악보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오늘날 악보의 바탕이 된 프랑크푸르트 대학도서관의 필사 총보는 오랫동안 안포시의 곡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습니다. 표지에는 “안포시 작”이라고 적힌 위에 훗날 누군가가 “삽입곡, 모차르트 작곡, 가수 알베르타렐리를 위해, 쾨헬 541번 참조”라고 덧써 놓았습니다. 같은 오페라 전곡과 함께 부다페스트에 남은 또 다른 사본은 에스테르하자 궁정에서 요제프 하이든이 지휘할 공연을 위해 만든 것인데, 정작 하이든은 그 공연에서 모차르트의 이 아리아를 빼 버렸습니다. 당시 빈에서 이 곡이 꽤 팔렸다는 흔적도 남아 있습니다. 빈의 악보 필사업자 라우렌츠 라우슈가 만든 피아노 반주 편곡 사본이 빈 국립도서관과 체코 체스키크룸로프의 슈바르첸베르크 가문 문서고에 한 벌씩 전해집니다. 인쇄 악보로는 1881년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 구전집에 처음 실렸습니다.
교향곡 41번 「주피터」 K.551 (1788): 1악장 제시부 끝머리에 이 아리아의 “당신은 좀 둔하군요, 폼페오 씨” 주제를 거의 그대로 인용
오페라 노스 〈The Jewel Box〉 (1991): 폴 그리피스가 모차르트의 아리아를 엮어 만든 파스티초 오페라에서 판탈로네가 영어 가사 “A kiss on the fingers”로 노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