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두 대의 오보에와 두 대의 호른, 두 파트의 바이올린과 베이스만 더한 단출한 무도회 악단을 위한 음악입니다. 비올라 파트가 빠진 편성은 모차르트 시대 빈 호프부르크 레두텐잘 무곡 특유의 짜임새로, 너른 무도회장 공간에서도 두 바이올린의 윗선율과 베이스의 박자가 또렷이 들리도록 안배된 자리입니다. 같은 시기 K.535 〈라 바타이유(전투)〉 같은 시사적 무곡들도 같은 편성을 공유합니다. 전체 길이는 반복 포함 약 2분, 반복 없이 들으면 1분이 채 되지 않는 단 한 곡짜리 콘트라당스입니다. 처음 등장하는 D장조의 가벼운 두 박자 본 가락이 무도회의 줄춤을 이끌다가, 갑작스레 들이닥치는 트레몰로 음형과 빠른 하행 음계가 부제대로 천둥·번개의 한 줄기를 무도회장 안에 들여놓습니다. 폭풍이 지나간 뒤 다시 본 가락이 이어지며 한 회의 줄춤이 마무리되는 짜임새입니다. 이 곡과 짝을 이루는 한 쌍의 시사적 콘트라당스는 같은 1788년 카니발 시즌의 K.535 〈라 바타이유〉(1월 23일자 자필 목록)입니다. 하나는 자연의 폭풍을, 다른 하나는 베오그라드 포위전의 전투를 무도회 음악으로 옮긴 셈으로, 두 곡을 나란히 들으면 모차르트가 무도회용 짧은 형식 안에서도 표제적 색채를 어떻게 다듬어 냈는지 가늠하기 좋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7년 12월 7일, 모차르트는 글루크의 후임으로 황제 요제프 2세의 "황실 실내 작곡가(k.k. Kammermusicus)" 자리에 임명되었습니다. 봉급은 800플로린으로 글루크가 받던 2,000플로린에 비하면 한참 적었지만, 그 자리에는 한 가지 분명한 의무가 따라붙었습니다. 매년 카니발 시즌이 되면 빈 호프부르크의 레두텐잘에서 열리는 황실 무도회를 위해 춤곡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K.534 〈뇌우〉는 그 새 의무에 따라 모차르트가 가장 먼저 써 낸 무도회 음악 중 하나입니다. 그가 자기 작품 목록 〈Verzeichnüss aller meiner Werke〉의 1788년 1월 14일자에 "Ein Contredance, das donnerwetter genannt(뇌우라 불리는 콘트라당스 한 곡)"이라고 적어 두었고, 이는 임명 한 달 남짓 만에 작성된 그 시즌의 거의 첫 작품에 해당합니다. 부제 〈Das Donnerwetter〉는 글자 그대로는 천둥 치는 사나운 날씨를 가리키지만, 독일어에서는 흔히 "이런 빌어먹을!" 정도의 격한 감정을 드러내는 감탄사로도 쓰입니다. 모차르트는 이 두 가지 의미가 겹치는 부제를 일부러 골라 폭풍이 잠시 무도회장에 들이닥치는 듯한 표제 음악을 빈 무도회 손님들에게 들려주었습니다. 같은 달 23일에는 비슷한 결의 시사적 콘트라당스 K.535 〈라 바타이유〉가 자필 목록에 이어 등재되어, K.534와 K.535는 1788년 카니발 시즌의 한 쌍으로 묶이게 됩니다. 작곡 이듬해인 1789년에는 빈의 출판상 아르타리아(Artaria)가 이 곡의 클라비어(피아노) 편곡판을 인쇄해 냈고, 관현악 원본은 한참 뒤인 1882년에야 라이프치히의 브라이트코프&헤르텔이 펴낸 〈모차르트 전집〉에 구스타프 노테봄(Gustav Nottebohm)의 편집으로 처음 활자 악보로 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