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레치타티보는 E단조에서 현악기의 받침을 타고 시작합니다. 관현악이 노래에 하나하나 반응하는 방식이라 대사 한 마디마다 표정이 바뀌고, 뒤따르는 아리아는 C장조로 옮겨 가면서 관악기까지 모두 합류합니다. 아리아는 느리게 출발했다가 점차 속도를 올립니다. 중반에 「이 괴로움, 이 걸음이 내게는 끔찍하다」를 노래하는 구절이 이 곡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비로 꼽히는데, 화성이 반음씩 미끄러지며 쉴 새 없이 옮겨 다녀 가수가 음정을 붙들기 어렵습니다. 연구자 버나드 윌슨은 이 대목을 두고 교묘하게 계산된 반음계의 엉킴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화려한 기교와 비가의 정서가 한 곡 안에 같이 들어 있어, 모차르트가 남긴 연주회용 아리아 가운데 정점으로 꼽힙니다. 같은 시기에 손대고 있던 〈돈 조반니〉의 격정적인 말투가 군데군데 비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노래하는 인물은 여신 프로세르피나를 사랑한 인간 티타노입니다. 한 곡 안에서 화자가 연인에게, 그 어머니 케레스에게, 강의 신 알페오에게 차례로 말을 건네다가 스스로 죽음의 제단을 찾아가는 짜임이라 극적 긴장이 끊기지 않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프라하에 머무는 동안 모차르트는 두셰크 부부의 여름 별장 베르트람카에 묵었습니다. 여기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두셰크 부인이 언덕 위 정자에 잉크와 펜, 오선지를 넣어 두고 모차르트를 안에 가둔 뒤 약속한 아리아를 다 쓰기 전에는 내보내 주지 않겠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갇힌 쪽도 가만히 있지 않아서, 노래하기 까다로운 구절을 잔뜩 적어 넣고는 초견으로 틀리지 않고 부르지 못하면 악보를 없애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1856년 베를린의 한 음악 정기간행물에 모차르트의 아들이 전한 말로 실린 것이어서 사실로 확정된 기록은 아닙니다. 다만 아리아 중반의 악명 높은 반음계 구절과 묘하게 맞아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늘 함께 인용됩니다. 자필 악보는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습니다. 첫 장 위쪽에 「두셰크 부인을 위하여」와 「W. A. 모차르트, 프라하 1787년 11월 3일」이 모차르트의 글씨로 적혀 있어서, 날짜와 장소와 헌정 대상이 작품 자체에 새겨진 드문 경우가 되었습니다. 표제지에는 19세기 빈의 수집가 알로이스 푹스가 쓴 표제도 붙어 있어 이 악보가 어떤 손을 거쳐 베를린에 들어갔는지까지 따라갈 수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이미 10년 전 잘츠부르크에서 같은 가수를 위해 〈아, 나는 예감했노라〉를 썼습니다. 두 곡 사이에 놓인 10년의 간격이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말해 줍니다. 1789년 모차르트가 베를린을 오가던 길에는 드레스덴과 라이프치히에서 두셰크가 이 곡을 노래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다만 엄밀한 의미의 초연이 언제 어디였는지는 어느 출처도 확정하지 못합니다. 생전에는 출판되지 않았고, 1881년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이 펴낸 구 모차르트 전집에서야 처음 활자로 나왔습니다.
프라하 베르트람카(모차르트 기념관)와 얽힌 대표 레퍼토리로, 체코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기념 연주회에서 되풀이해 연주됩니다.
소프라노 리사이틀과 연주회용 아리아 모음 음반의 표준 곡목이며,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키리 테 카나와 같은 가수들의 연주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의 원전인 니콜로 욤멜리의 〈체레레 플라카타〉와 나란히 놓고 같은 텍스트를 두 작곡가가 어떻게 다뤘는지 비교하는 연주회가 종종 기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