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G장조로 된 짧은 단일 곡으로, 같은 음악에 시의 세 연을 차례로 얹어 부르는 유절가곡입니다. 여덟 줄짜리 연은 모두 같은 두 줄로 끝나요. “세상은 속기를 바라니, 그러니 속게 내버려 두라.” 앞의 여섯 줄이 세상 사람들의 어리석은 장면을 하나씩 보여 주면, 이 후렴이 어깨를 으쓱하듯 매듭을 짓습니다. 첫 연에서는 셀리메네라는 여인이 금으로 치장한 부자 바보에게 눈을 빼앗깁니다. 성실한 남자는 쫓겨나고, 그녀는 멋만 부리는 사내를 남편으로 고르죠. 화려한 혼례가 치러지지만 후회가 곧 절뚝이며 뒤따라옵니다. 둘째 연의 베아테는 며칠 전까지 바람둥이 여인들의 여왕이었는데, 이제는 보랏빛 옷을 차려입고 교회 설교단과 제단을 장식하며 경건한 사람 행세를 합니다. 겉모습만 보는 사람들은 그녀를 천사처럼 깨끗하다고 여긴답니다. 마지막 연에서 시는 방향을 슬쩍 틉니다. 남을 비웃던 화자가 “나”로 등장해, 귀여운 카롤리네에게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그녀는 자기 말고 다른 청년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척합니다. 화자가 클로에에게 끌려간 사이 그의 자리는 다모스가 차지했고요. 그래서 후렴도 바뀝니다. “온 세상이 속아야 한다면, 나도 속아 주겠노라.” 남을 풍자하던 노래가 마지막 두 줄에서 자기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 셈이죠. 신 모차르트 전집 가곡권의 교정자는 이 곡의 끝, 건반이 혼자 맺는 후주를 따로 짚었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단순한 꾸밈음보다,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바이올린 교본에서 느린 곡을 생기 있게 만든다고 설명한 빠른 덧꾸밈을 붙이는 편이 더 어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짧은 노래지만 연주자가 마지막 몇 마디에서 재치를 더할 여지를 남겨 둔 곡이랍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5년 5월 7일, 모차르트는 크리스티안 펠릭스 바이세의 시로 하루에 가곡 세 곡을 썼습니다. 〈마법사〉 K.472와 〈만족〉 K.473에 이어 세 번째로 적은 곡이 바로 이 〈속은 세상〉입니다. 세 곡은 같은 날짜로 그가 손수 적어 온 작품목록에 함께 올랐고, 이 노래는 그 목록의 스물세 번째 곡입니다. 자필 악보 둘째 장 뒷면에는 “29”라는 숫자와 곡 번호 “3)”, 그리고 제목이 적혀 있는데, 같은 날의 두 곡에 각각 1과 2가 붙어 있어 세 노래를 한 묶음으로 이어 썼다는 흔적으로 읽힙니다. 이 원고는 다른 두 곡과 운명이 조금 달랐습니다. 자필 악보는 원래 베를린의 프로이센 국립도서관에 있었지만 1945년 이후 행방이 끊겼습니다. 1963년에 나온 신 모차르트 전집 가곡권을 준비하던 교정자는 〈마법사〉와 〈만족〉은 전쟁 전에 찍어 둔 사진 복사본으로 살필 수 있었지만, 〈속은 세상〉은 첫 여덟 마디의 사진밖에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나머지는 그가 전쟁 전에 원고를 직접 보고 남겨 둔 메모에 기대야 했죠. 그 뒤 원고가 폴란드 크라쿠프의 야기엘론스카 도서관에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1979년 무렵부터 다시 열람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이 노래는 모차르트가 살아 있는 동안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1799년 라이프치히의 출판사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이 작품집을 준비하며 콘스탄체에게 가곡 원고를 받았을 때, 그녀는 같은 해 5월 25일 편지에서 남편의 작품목록을 근거로 작곡 날짜를 적어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 세 곡을 1789년 5월 7일에 썼다고 적어, 실제보다 네 해 늦은 날짜를 남겼습니다. 악보는 그해 출판사가 펴낸 모차르트 작품집 제5권, 피아노 반주 가곡 서른 곡을 묶은 책에 처음 실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