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3악장 듀오 소나타로, 그 이전까지 "피아노가 주, 바이올린이 거드는" 관습이 강했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계열에서 두 악기를 완전히 대등한 두 주인공으로 다룬 첫 번째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1악장은 B♭장조의 느린 Largo 서주에 이어 4/4박자 Allegro 소나타 형식으로 진입합니다. 두 악기가 같은 길이의 선율을 번갈아 주고받으며, 발전부에서는 과감한 반음계 전조와 대화가 이어집니다. 2악장 Andante는 E♭장조의 노래 같은 악장으로, 자필악보에는 본래 Adagio로 적혀 있다가 Andante로 수정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두 악기가 오페라 이중창처럼 노래를 주고받습니다. 3악장은 B♭장조의 6/8박자 Allegretto 론도로, 살롱 풍의 가벼운 후렴 사이마다 정교한 발전 에피소드가 끼어드는 — 모차르트가 빈 시기에 즐겨 쓴 "교양 있는 론도(sophisticated rondo)"의 대표적 예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84년 봄, 만토바 출신의 젊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 레지나 스트리나사키(Regina Strinasacchi)가 빈에 나타났습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마침 만토바 출신의 유명한 레지나 스트리나사키가 와 있는데, 매우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로 취향과 정서가 풍부합니다. 지금 우리가 함께 목요일 그녀의 극장 콘서트에서 연주할 소나타를 쓰고 있어요"라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었습니다. 모차르트는 콘서트가 열린 4월 29일 카른트너토어 극장 무대 직전까지 작업했고, 결국 바이올린 파트만 적어 스트리나사키에게 건네고 자기 피아노 파트는 거의 빈 종이를 펴 둔 채 머릿속에서 연주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콘서트는 황제 요제프 2세가 임석한 자리였고, 황제가 오페라글래스로 모차르트의 악보를 들여다보다 빈 종이를 발견하고 끝나고 모차르트를 직접 불러 물었다는 일화는 콘스탄체 모차르트의 후일 증언으로 전해집니다. 자필악보는 현재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티프텔센 무지크쿨투렌스 프람얀데(Stiftelsen Musikkulturens Främjande, 통칭 Nydahl Collection)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출판은 같은 1784년에 빈의 출판업자 크리스토프 토리첼라(Christoph Torricella)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K.284·K.333과 한 묶음(Op. 7)으로 펴내며 이루어졌습니다. 스트리나사키는 이후에도 유럽 각지에서 활동하며 18세기 후반에 보기 드물게 인정받은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로 남았고, 모차르트는 이 곡 이후 그녀를 위해 또 다른 소나타를 쓰지는 않았습니다. K.454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가장 자주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