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세 악장이 본래 한 작품으로 적힌 적이 없다는 점이 K.442의 가장 두드러진 사실입니다. 학자들이 자필악보의 종이·필체·잉크 색을 따져 짚어 둔 결과, 1악장 D단조 알레그로는 1785년경, 2악장 G장조 템포 디 메누엣토는 1786년경, 3악장 D장조 알레그로는 1787년 또는 그 이후 — 각각 다른 시기에 모차르트가 적기 시작했다가 끝내지 않은 단편들로 정리됩니다. 베를린 국립도서관(Staatsbibliothek zu Berlin) 소장 필사본이 그 1차 사료입니다. 세 단편의 완성도도 서로 다릅니다. 1악장은 모차르트가 50여 마디까지 적어 두고 멈췄으며(슈타들러가 그 뒤를 이어 닫음), 2악장은 본래 1786년 K.496 G장조 피아노 3중주의 피날레로 적기 시작했다가 폐기한 첫 시안으로 약 150마디가 남아 있고, 3악장은 169마디 — 거의 재현부 직전까지 모차르트가 적어 둔 가장 완성도 높은 단편입니다. 슈타들러는 세 단편 모두에 자신의 손을 보태어 각각을 완전한 한 악장으로 닫았습니다. 편성은 피아노·바이올린·첼로 — 모차르트가 1786년 이후 빈에서 적어 둔 다른 피아노 3중주들(K.496, K.502, K.542, K.548, K.564)과 같은 표준 편성을 따릅니다. 다만 본 작품이 한 호흡으로 적힌 한 곡이 아니라, 같은 편성을 위해 적었던 세 시도가 모인 작품이라는 점이 다른 트리오들과 분명히 구분됩니다. 초판은 1797년 빈의 요한 안톤 안드레(André) 출판사에서 — 모차르트의 미망인 콘스탄체의 두 번째 남편 게오르크 니콜라우스 니센(Georg Nikolaus Nissen)의 결정으로 — 세 단편을 한 작품으로 묶어 내놓았습니다. 슈타들러의 보필 부분이 본 작품에서 어디인지 명확히 표기되지 않은 채였습니다. 오늘날의 학술 비평본(NMA, Bärenreiter 1966 / Henle HN 1379, 2019)은 모차르트 본인의 마디와 슈타들러의 보필 마디를 또렷이 구분해 두고, 작품 자체를 “단일 트리오”가 아닌 “세 단편(Drei Fragmente)”으로 다룹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91년 12월, 모차르트가 떠난 빈의 방에는 끝내지 못한 자필악보 더미가 남아 있었습니다. 콘스탄체는 남편의 작품 가운데 출판 가능한 곡을 골라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친구이자 사제·음악학자였던 막시밀리안 슈타들러(Maximilian Stadler, 1748–1833)에게 단편들의 완성을 부탁했습니다. 슈타들러는 모차르트 사후 가장 가까이 그의 자필악보를 다룬 사람 가운데 하나로, 〈레퀴엠〉(K.626)의 진위 논쟁 때도 콘스탄체 편에서 변호 글을 적었던 인물이었습니다. 피아노 3중주의 세 단편도 그렇게 슈타들러의 손을 거쳐 갔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슈타들러가 처음에는 세 단편을 각자 따로 한 악장씩 완성하고 그것으로 끝낼 생각이었다는 점입니다.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는 슈타들러의 친필 사본을 보면, 그가 세 단편을 한 작품으로 묶어 두지 않고 각각 독립된 한 악장으로 적어 두었음이 분명합니다 — 슈타들러 본인은 한 작품을 만들 의도가 없었던 것입니다. 세 단편을 한 D단조 트리오로 묶어 출판한 결정은 콘스탄체의 두 번째 남편이자 모차르트 전기 작가였던 게오르크 니콜라우스 니센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1797년 안드레 출판사를 통해 〈Drei Stücke für Klaviertrio〉(피아노 3중주를 위한 세 곡)이 아닌 〈Klaviertrio in d-moll〉(D단조 피아노 3중주)로 인쇄본이 풀려나갔고, 그 결과 19세기 내내 K.442는 모차르트가 한 호흡으로 적어 둔 마지막 피아노 3중주 한 곡으로 통용되었습니다. 학술이 이 묶음을 다시 풀어 두고 “세 단편의 묶음”으로 정리한 것은 1879년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의 모차르트 전집(Serie XVII) 이후 — 본래의 모습이 다시 보이기까지 약 80년이 걸린 셈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2악장입니다. 이 G장조 템포 디 메누엣토는 본래 모차르트가 1786년 7월에 적은 K.496 G장조 피아노 3중주의 피날레로 시작했던 단편이었습니다. 약 150마디까지 적었다가 모차르트가 이 시안을 “버리고” 같은 작품에 다른 피날레(현재의 K.496 3악장)를 새로 적어 두는 과정에서 남겨진 첫 시안 — 즉 폐기된 초안이 K.442 2악장에 다시 한 번 옮겨 와 자리 잡은 셈입니다. 모차르트 본인이 한 번 “이건 아닌데”라고 적어 둔 단편이, 사후 친구의 손에서 마저 적혀 한 작품의 안쪽 악장으로 다시 들어온 그 대목 — K.442를 본격 한 곡으로 듣는 거의 모든 순간, 우리는 모차르트가 한 번 떨궈 두었던 메모를 다시 듣고 있는 셈입니다. 가장 늦게 적힌 3악장 D장조 알레그로에는 또 다른 학술적 이야기가 더 있습니다. 2019년 G. 헨레(Henle) 출판사가 펴낸 신 비평본(HN 1379, 편자 Wolf-Dieter Seiffert, 보필 Robert D. Levin)이 정리한 자료를 보면, 베를린 국립도서관의 한 사본에는 슈타들러가 본래 사용했던 D장조 알레그로 외에 그가 별도로 적어 둔 또 한 곡의 D장조 알레그로가 함께 묶여 있습니다 — 이 두 번째 D장조 단편은 본 작품의 인쇄본에는 포함되지 않은 채 200년 가까이 도서관 서고에 잠들어 있다가 2019년에야 한 호흡으로 풀려나왔습니다. 본 작품 K.442의 한 켠에도, 이렇게 한 작품이 한 곡으로 닫히기까지의 200년 사이에 적힌 친구의 손길이 한 줄 더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