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곡은 피아노 한 대 앞에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연주하는 곡입니다. 단악장의 G단조 푸가 딱 한 곡인데요. 주제가 한 성부에서 다른 성부로 넘어가며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가 단단합니다. 문제는 성부와 성부 사이 음역이 유난히 넓게 벌어지는 구간이 잦아서, 한 사람의 손으로는 사실상 닿지 않는 대목이 생긴다는 거예요. 원래는 페달이 달린 오르간을 염두에 두었다는 설이 유력한데, 오늘날에는 두 사람이 한 건반 앞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 함께 치는 연주가 가장 흔한 형태가 되었답니다. 1802년 빈에서 나온 악보 표지에도 '하프시코드 또는 오르간을 위하여'라고 적혀 있어, 당시 사람들이 이 곡을 어떤 악기로 떠올렸는지 짐작하게 해줍니다. 이 곡에는 사연이 하나 더 있어요. 모차르트가 적어 내려가다 도중에 멈춘 미완성 곡이거든요. 끝 부분 여덟 마디는 동시대를 살았던 수도사이자 음악가 막시밀리안 슈타들러가 이어 붙여 마무리했답니다. 슈타들러가 손을 댄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종이만으로는 가려내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 끝 마디들에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이죠. 작곡 시기를 두고도 1773년 잘츠부르크 설과 1782년 빈 설이 아직 맞서 있는데, 1782년 설 쪽에는 반 스비텐 남작의 일요 음악 모임이 배경으로 등장해요. 모차르트는 그해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에 "매주 일요일 정오에는 반 스비텐 남작 댁에 가는데, 헨델과 바흐 말고는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는다"고 적었답니다. 이 곡을 들을 때는 여러 목소리가 서로 쫓고 받으며 쌓여 가는 과정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G단조 특유의 어둡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주제가 목소리마다 조금씩 달라진 모습으로 등장하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