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단악장 G단조 푸가 한 곡으로, 연주 시간은 4분 30초 안팎입니다. 바흐와 헨델의 오르간 푸가를 곁에서 들여다보던 손길이 그대로 묻어나는, 바로크 대위법의 결을 정면으로 끌어안은 작품입니다. 주제가 한 성부에서 다른 성부로 옮겨 가며 차곡차곡 쌓이는 짜임새가 단단하고, 성부와 성부 사이의 간격이 유난히 넓게 벌어지는 대목이 잦습니다. 바로 이 넓은 음역 탓에 한 사람이 피아노 한 대로 혼자 짚어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간이 있어, 페달이 달린 피아노나 두 사람이 함께 치는 연주가 기본이 되었습니다. 모차르트가 직접 적어 둔 부분은 도중에 끊겨 있고, 마지막 여덟 마디는 동시대를 살았던 수도사이자 음악가 막시밀리안 슈타들러가 이어 붙여 마무리했습니다. 악보로는 모차르트 사후인 1800년 라이프치히의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이 처음 펴냈고, 1802년 빈의 아르타리아 판본은 표지에 ‘하프시코드 또는 오르간을 위하여’라고 적어 두어, 당시 사람들이 이 곡을 어떤 악기로 떠올렸는지를 짐작하게 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이 곡의 출생 연도를 두고는 지금도 두 갈래의 견해가 맞서 있습니다. 한 장으로 남은 자필 악보는 잉크와 종이의 결을 따져 1773년 무렵으로 보는 분석이 있어, 모차르테움의 공식 쾨헬 데이터베이스는 작곡 시기를 1772~1773년 잘츠부르크로 적어 둡니다. 반면 신모차르트전집을 비롯한 다른 갈래는 이 곡을 1782년 빈, 모차르트가 바흐와 헨델의 대위법에 사로잡혀 있던 시기의 산물로 봅니다. 1782년 설의 배경에는 고트프리트 반 스비텐 남작의 일요 음악 모임이 있습니다. 모차르트는 그해 4월 10일 아버지 레오폴드에게 보낸 편지에 “매주 일요일 정오에는 반 스비텐 남작 댁에 가는데, 그곳에서는 헨델과 바흐 말고는 아무것도 연주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바로크 대위법의 옛 거장들을 다시 파고들던 이 시기에 모차르트는 여러 편의 푸가와 대위법 단편을 손댔고, 이 곡도 그 한가운데에 놓입니다. 슈타들러가 채워 넣은 마지막 여덟 마디가 모차르트의 자필과 같은 종이에 적혀 있다는 점은 또 다른 수수께끼를 남깁니다. 그 보완이 정확히 언제 이루어졌는지를 종이만으로는 가려내기 어려워, 그가 손을 댄 시점을 두고 학자들의 의견이 아직 갈립니다. 미완으로 끊겼던 단편 한 장이 어떻게 지금의 완성형으로 전해지게 되었는지, 그 마지막 여덟 마디에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