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시의 여러 연을 같은 선율에 차례로 얹어 부르는 유절가곡입니다. 밝은 장조 노래가 대부분인 모차르트의 가곡 사이에서 D단조를 택한 드문 곡으로, 눈물로 시작하는 시의 첫 행에 어울리는 어두운 색을 띱니다. 건반은 성악 선율을 떠받치는 소박한 반주에 머물고, 화려한 기교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무대에서 부르는 아리아가 아니라 몇 사람이 둘러앉은 방에서 부르기 위한 노래라서, 짧은 선율 안에 시의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 집중합니다. 이 곡은 성부마다 조를 옮겨 널리 불렸습니다. 라이프치히의 페터스 출판사는 19세기 말에 중간 목소리용 C단조 판을 냈고, 1910년에는 높은 목소리용 D단조 판과 낮은 목소리용 B단조 판을 따로 펴냈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시를 쓴 요한 티모테우스 헤르메스는 개신교 신학자이자 소설가였습니다. 1769년부터 1773년까지 여러 권으로 나온 그의 소설 『조피의 여행』은 감상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꼽히며 당대 독일에서 손꼽히게 많이 읽혔고, 헤르메스는 ‘조피의 헤르메스’라는 별명까지 얻었습니다. 소설 곳곳에 시가 들어 있어 작곡가들의 손을 자주 탔는데, 요한 아담 힐러도 이 소설의 노래들을 모아 곡을 붙였습니다. 모차르트는 이 소설에서 시 세 편을 골라 〈희망에게〉 K.390, 〈고독에게〉 K.391, 〈Verdankt sei es dem Glanz der Großen〉 K.392를 썼습니다. 의뢰인이나 헌정 대상, 초연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모차르트의 가곡은 대부분 가까운 친구들과 모여 부르려고 쓴 것이었고, 이 곡도 그런 사적인 노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작곡 시기는 지금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쾨헬 목록 3판과 6판은 잘츠부르크 시절인 1780년 무렵의 작품으로 보아 340c라는 번호를 붙였지만, 최신 9판은 원래 번호 390으로 되돌리고 시기를 1779년에서 1781년 사이, 장소를 빈 또는 잘츠부르크로 넓게 잡았습니다. 남아 있는 자필 악보는 한 장짜리이고 1781년으로 연대가 매겨져 있습니다. 이 노래는 모차르트 생전에 출판되지 않았습니다. 처음 인쇄된 것은 1799년, 라이프치히의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이 펴낸 모차르트 작품집 제5권 『피아노 반주가 붙은 30개의 노래』였습니다. 이 가곡집은 1808년부터 1826년 사이에 여러 차례 다시 찍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