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ndo for Piano and Orchestra in A major
모차르트가 1782년 빈에서 단악장으로 완성한 콘서트 론도입니다. 현악기가 다정한 주제를 먼저 꺼내면 곧 피아노가 받아 우아하게 노래하는 친밀한 작품이지만, 정작 이 곡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음악 자체가 아니라 자필 악보가 낱장으로 흩어졌다 두 세기에 걸쳐 다시 모인 기구한 내력입니다.
빈
1782.10.19
피아노
오보에 2, 호른 2, 현5부
피아노와 작은 관현악을 위한 단악장 론도로, 빠르기는 알레그레토입니다. 같은 시기에 쓰인 초기 빈 피아노 협주곡들(11·12·13번)과 양식적으로 가깝지만, 현악 반주가 흔한 4부에 머무르지 않고 첼로가 콘트라베이스에서 독립한 별도의 성부를 갖는 등 한층 풍부한 관현악법을 보여 줍니다. 론도 형식답게 하나의 친근한 주제가 반복해 돌아오고 그 사이로 성격이 다른 삽화들이 끼어듭니다. 현악기가 주제를 먼저 제시한 뒤 약 1분 가까이 지나서야 피아노가 합류하는 도입이 인상적인데, 화려한 기교를 앞세우기보다 노래하듯 다정하게 대화를 이어 가는 친밀함이 이 곡의 결을 정합니다. 알프레트 아인슈타인은 이 론도가 피아노 협주곡 12번 A장조(K.414)의 본래 또는 대체 피날레로 구상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다만 자필 악보에 별도의 표제와 작곡 날짜가 적혀 있어 오늘날에는 독립된 작품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 곡의 진짜 이야기는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뒤에 시작됩니다. 미망인 콘스탄체와 조력자들은 종결부 페이지를 끝내 찾지 못했고, 1799년 출판업자 요한 안톤 안드레에게 마지막 장이 빠진 채로 자필 악보를 넘겼습니다. 안드레는 미완성이라는 이유로 출판하지 못했습니다. 1840년 무렵 영국 작곡가 윌리엄 스턴데일 베넷이 자필 악보의 첫 열두 장을 손에 넣은 뒤, 친구와 가족에게 한 장씩, 때로는 반으로 찢은 조각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렇게 흩어진 단편들은 줄리아드 음악원, 영국도서관 등 여러 기관과 개인 소장처로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모차르트 작품 가운데 자필 악보가 이토록 극적으로 해체된 사례는 드뭅니다. 빈자리를 메운 것은 1838년 영국 음악가 치프리아니 포터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지어낸 종결부를 붙여 전곡을 피아노 독주용으로 펴냈고, 이후 약 150년 동안 사람들은 모차르트가 쓰지 않은 결말로 이 곡을 들어 왔습니다. 진짜 마지막 페이지는 1980년에야 돌아왔습니다. 학자 앨런 타이슨이 영국도서관의 잡철 더미 속에서 분실되었던 종결부 악보를 찾아낸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곡이라도 1980년 이전 녹음과 이후 녹음은 결말이 서로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