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세 악장으로 짜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로, 두 악기가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선율과 반주를 끊임없이 교환합니다. 당대의 관습적 명명이었던 「바이올린 반주가 딸린 건반 소나타」의 틀을 넘어, 두 악기가 대등한 상대로 마주 앉은 대화의 짜임을 들려줍니다. 가장 큰 개성은 가운데 악장에 있습니다. 밝은 F장조로 시작하고 맺는 양 끝 악장과 달리, 중간에 놓인 변주곡은 동주음 단조인 D단조로 방향을 틀어 어둑한 정서를 드리웁니다. 이 대비 덕분에 곡 전체가 단순한 밝음에 머물지 않고 명암을 갖추게 됩니다. 1781년 11월 빈의 아르타리아 사에서 여섯 곡 묶음으로 출판되었고, 그 세 번째 자리에 이 작품이 놓였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여섯 곡 세트가 모차르트의 제자이자 빼어난 건반 연주자였던 요제파 바르바라 아우언하머에게 헌정되면서, 이 묶음은 통칭 「아우언하머 소나타」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두 악기 모두에게 만만찮은 기교를 요구하는 작법 자체가, 실력 있는 연주 상대를 전제로 한 헌정이었음을 짐작하게 합니다. 이 곡의 서명이라 할 대목은 가운데 변주 악장의 마지막 변주입니다. 변주곡은 보통 빠르고 화려한 마무리로 끝맺는데, 모차르트는 관습을 뒤집어 6/8박자의 느린 시칠리아나로 악장을 가라앉히며 닫습니다. 어둑한 D단조의 이 결말은 훗날 그가 쓴 D단조 현악 4중주(K.421)의 피날레와 어법이 맞닿아 있다는 지적을 자주 받습니다. 밝은 F장조 소나타 한가운데에 이런 심연을 끼워 넣은 배치가, 여섯 곡 가운데서도 이 작품을 특별하게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