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A♭장조로 된 단일 곡입니다. 가사는 프랑스 시인 앙투안 우다르 드 라 모트의 시로, 화자가 어둡고 쓸쓸한 숲을 거닐다 그늘에서 잠든 아이를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그 아이는 사랑의 신 아모르였고, 얼굴은 잊겠다고 맹세했던 냉정한 연인을 꼭 닮았습니다. 화자의 한숨에 잠이 깬 아모르는 화살을 쏘며 “가서 실비의 발치에서 다시 애태우라, 감히 나를 깨운 벌로 평생 그녀를 사랑하리라”고 선고합니다. 모차르트는 이 시를 같은 가락을 절마다 되풀이하는 노래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이야기가 흘러가는 대로 곡 전체를 새로 써 내려가, 몇 분짜리 노래 안에 작은 오페라 장면 같은 극적 전환을 담았습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피아노입니다. 고요한 숲의 정경에서 아모르가 깨어나는 순간의 동요로, 근심 없던 마음에서 사랑의 상처로 넘어가는 장면들을 건반이 먼저 그려 보입니다. 담백하게 노래를 받쳐 주는 데 머문 짝꿍 K.307과 비교하면, 같은 시기에 쓴 두 곡이 전혀 다른 성격을 보여 준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1777년 가을, 일자리를 찾아 어머니와 함께 길을 떠난 모차르트는 만하임에 머물며 궁정악단 연주자들과 가까워졌습니다. 플루트 주자 요한 바프티스트 벤틀링의 집안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벤틀링과 가수 도로테아 벤틀링의 딸로 1752년에 태어난 엘리자베트 아우구스타는 ‘구스틀’이라는 애칭으로 불린 소프라노였습니다. 구스틀이 프랑스어 시 두 편을 직접 건네자 모차르트는 곧바로 곡을 붙였고, 그렇게 이 곡과 〈새들이여, 해마다〉 K.307이 태어났습니다. 그녀는 1772년 요한 크리스티안 바흐의 청혼을 거절한 일로도 알려져 있는데, 젊은 모차르트는 그 이야기를 무척 재미있어했다고 합니다. 이 곡의 헌정 대상은 이도메네오에서 엘렉트라를 노래한 같은 이름의 숙모가 아니라 바로 이 구스틀입니다. 모차르트의 자필 악보는 오늘날 행방을 알 수 없습니다. 아내 콘스탄체가 1799년 3월 라이프치히의 출판사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에 가곡 자필 악보를 한꺼번에 보냈는데, 이 곡도 그 묶음에 들어 있었지만 이후 자취가 끊겼습니다. 같은 해 이 출판사가 펴낸 모차르트 작품집 다섯째 권 「피아노 반주 가곡 30곡」에 실리면서 노래는 처음 인쇄되었고, 이후 ‘아모르의 벌’이라는 독일어 제목을 단 번안판으로도 퍼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