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두 악장뿐인 간결한 구성이지만, 이는 모차르트가 곡을 줄여 쓴 결과가 아니라 그가 본보기로 삼은 양식을 그대로 따른 것입니다. 당시 독일 어권에서 유행하던 건반과 바이올린의 2중주는 느린 악장을 두지 않고 빠른 악장과 변주곡을 짝지어 마무리하는 방식이 오히려 표준이었습니다. 곡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만하임에서 얻어 온 기악적 광채입니다. 여섯 곡 세트 안에서도 이 작품은 특히 발랄하고 화사한 편으로, A장조의 밝은 울림 위로 두 악기가 쉴 새 없이 재잘거립니다. 앞선 시기의 소나타에서 바이올린이 건반의 울림을 덧대는 역할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여기서는 어느 쪽도 반주로 물러나지 않고 주제를 나누어 가집니다. 두 악장의 성격은 뚜렷하게 갈립니다. 앞은 교과서적인 소나타 형식으로 곧게 뻗어 나가고, 뒤는 하나의 주제를 여섯 번 고쳐 입히며 색채를 바꿔 갑니다. 이 대비가 짧은 연주 시간 안에 놀랄 만큼 넓은 표정을 담아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이 세트의 출발점에는 모차르트가 아버지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가 있습니다. 1777년 10월, 여행 초기에 뮌헨에 머물던 그는 드레스덴 궁정 작곡가 요제프 슈스터가 쓴 건반과 바이올린의 2중주 여섯 곡을 누이에게 부치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나쁘지 않으니, 여기 더 머문다면 같은 양식으로 여섯 곡을 쓰겠다고. 이곳에서 아주 인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선제후비 소나타」는 그 약속을 실제로 지킨 결과물입니다. 자필 악보는 지금도 전하는데, 표제에는 「소나타 5번」이라고만 적혀 있습니다. 낱장 여섯 매, 기보된 면은 열 쪽. 세트 안에서의 자리만 표시한 이 담백한 표제가, 곡이 처음부터 한 묶음의 일부로 구상되었음을 말해 줍니다. 작곡 장소는 자료마다 갈립니다. 공식 쾨헬 목록은 1778년 4월에서 9월 사이 파리로 기록하지만, 만하임에서 이미 착수했다고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섯 곡이 만하임에서 시작해 파리에서 마무리된 두 도시의 이력을 지녔기에, 곡마다 어느 쪽으로 귀속시킬지가 나뉘는 것입니다. 세트는 팔츠·바이에른 선제후비 엘리자베트 아우구스테에게 헌정되었고, 1778년 파리의 출판업자 장조르주 지버가 작품 1(Op.1)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인쇄했습니다. 작곡과 출판 사이의 간격이 채 한 해도 되지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