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이 협주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역사에서 전환점이 되는 작품입니다. 당시 협주곡의 관례는 오케스트라가 긴 리토르넬로를 연주하며 주요 주제들을 제시한 뒤에야 독주자가 등장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모차르트는 오케스트라의 개시 팡파르 직후 피아노가 즉각적으로 응답하도록 설계하여 청중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시작은 훗날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과 5번 "황제"를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 2악장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중 최초로 단조(다단조)를 채택한 느린 악장으로, 바로크 오페라의 걸작 같은 애절한 표현력을 담고 있습니다. 이 악장에서는 바이올린이 처음부터 끝까지 약음기를 착용하는데, 이 역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에서 최초의 시도였습니다. 3악장 론도에서는 빠른 프레스토의 흐름 속에 70마디에 달하는 칸타빌레 미뉴에트가 삽입되어 청중을 다시 한번 놀라게 합니다. 느린 템포, 세도막 박자, 내림가장조의 우아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앞선 음악과 극적인 대비를 이룹니다. 모차르트는 이 작품의 1악장과 2악장에 직접 카덴차를 작곡하여 남겼습니다. 이 협주곡은 베토벤 이전까지 작곡된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긴 작품으로, 22번 협주곡만이 이에 근접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이 협주곡은 오랫동안 "죄느옴무(Jeunehomme)" 협주곡으로 알려져 왔습니다. 1912년 테오도르 드 비제바와 조르쥬 드 생-푸아의 모차르트 전기에서 "마드무아젤 죄느옴무"라는 이름이 처음 등장했는데, 사실 모차르트 자신은 편지에서 "제노미를 위한 것(das für die jenomy)"이라고만 썼을 뿐 그런 이름을 언급한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 레오폴트도 "마담 게노마이(Madame genomai)"라고 적었습니다. 2004년, 음악학자 미하엘 로렌츠가 실제 헌정자의 정체를 밝혀냈습니다. 그녀는 빅투아르 제나미(Victoire Jenamy, 1749-1812)로, 모차르트와 친분이 있던 유명 무용가 장조르쥬 노베르의 딸이었습니다. 1776년 12월 잘츠부르크에서 연주한 그녀의 뛰어난 실력에 감명받은 모차르트가 이듬해 1월 이 협주곡을 완성한 것입니다. 모차르트는 1777년 10월 4일 개인 연주회에서 이 작품을 직접 연주했으며, 같은 해 만하임과 파리 여행 중에도 여러 차례 연주했습니다. 음악학자 마이클 스타인버그는 이 작품에 대해 "모차르트가 말하자면 모차르트가 된 협주곡"이라고 평했습니다. 비제바와 생-푸아의 연구에는 한 가지 구조적 결함이 있었습니다. 당시 기록 보관인이 원본 서한 열람을 거부했기 때문에, 두 학자는 이전 필사본에만 의존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제나미의 호칭이 원본의 '마담(Madame, 기혼 여성)'에서 '마드무아젤(Mademoiselle, 미혼 여성)'로 바뀌었습니다. 이 변경의 이유는 현재까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제나미 자신이 모차르트의 10월 4일 연주보다 앞서 이 협주곡을 초연했을 가능성도 연구자들은 배제하지 않습니다. 음악학자 컷버트 거들스톤은 2악장이 모차르트에게 있어 큰 도약임을 인정하면서도, 1784~1787년 빈 전성기의 피아노 협주곡들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유보적 평가를 남겼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