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idente la calma
모차르트의 이름으로 오래 전해져 온 짧은 이탈리아어 칸초네타로, 성악과 건반을 위한 F장조의 노래입니다. 그의 순수 창작이 아니라 동시대 작곡가 요제프 미슬리베체크의 오페라 아리아를 성악과 건반을 위해 옮긴 편곡으로, 무대 밖 가까운 자리에서 부르기 좋게 다듬어졌습니다. '미소 짓는 고요함이 마음에 깃들기를'이라는 첫 구절처럼 따뜻하고 목가적인 정서가 곡 전체에 흐릅니다.
잘츠부르크
1775
소프라노
독창(소프라노), 피아노(건반)
F장조로 쓰인 짧은 단일 성악곡입니다.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레가토 선율이 노래의 중심이고, 건반은 동등한 파트너라기보다 선율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반주의 자리에 머뭅니다. 화려한 기교를 앞세우기보다 단정한 흐름과 따뜻한 색채로 노래의 결을 살린, 전형적인 칸초네타의 모습입니다. 원래 아리아가 지녔던 무대의 무게를 덜어내고 가까운 자리에서 부르기 알맞은 크기로 옮긴 점이 이 곡의 성격을 결정합니다. 그래서 극적인 드라마보다, 한 사람의 목소리와 건반이 마주 앉아 나누는 노래의 친밀함이 먼저 다가옵니다.
이 곡의 가장 큰 특징은 모차르트의 온전한 창작이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음악의 출발점은 보헤미아 출신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작곡가 요제프 미슬리베체크가 1779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올린 오페라 '아르미다'의 한 아리아였습니다. 모차르트는 이 선율을 새로 작곡한 것이 아니라, 성악과 건반을 위한 노래로 옮겨 적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 노래가 모차르트에게 닿은 길입니다. 당대 유럽에서 가장 이름 높던 카스트라토 루이지 마르케시가 이 아리아를 즐겨 불렀고, 무대마다 다른 가사를 붙여 끼워 넣곤 했습니다. 모차르트는 1785년 무렵 빈에서 마르케시가 부르는 이 노래를 듣고 손수 받아 적은 것으로 보입니다. 18세기에는 인기 있는 아리아가 이렇게 가수를 따라 도시에서 도시로 옮겨 다니며 새 가사와 새 옷을 입었는데, 이 곡도 그런 '휴대용 아리아'의 전형이었습니다. 정작 모차르트는 이 필사본을 생전에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뒤 미망인 콘스탄체가 유품 속에서 악보를 찾아내 남편의 작품으로 출판했고, 그렇게 이 노래는 모차르트의 작품 목록에 K.152라는 번호를 얻어 오래도록 그의 곡으로 사랑받았습니다. 막상 이 이탈리아어 가사를 누가 썼는지는 오늘까지도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고, 작곡 시기 역시 기록에 따라 1772년과 1775년 사이로 엇갈립니다. 훗날의 작품 목록 연구는 결국 이 곡을 모차르트의 진작이 아니라 다른 작곡가의 음악을 옮긴 편곡으로 다시 분류했습니다. 가사를 들여다보면 작은 재미가 하나 더 있습니다. 노래는 '미소 짓는 고요함이 마음에 깃들고, 분노와 두려움의 흔적일랑 더는 남지 않기를' 하고 평온을 청하며 문을 엽니다. 그런데 이 선율이 본디 격정이 오가던 오페라 무대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떠올리면, 무대의 소란을 벗고 살롱의 조용한 자리로 옮겨 앉은 곡의 사연이 고요를 청하는 첫 구절과 묘하게 포개집니다. 뒤이어 사랑을 '달콤한 사슬'이라 부르는 대목이 나오는데, 묶임을 달콤함으로 바꿔 노래하는 이런 표현은 그 무렵 이탈리아 사랑 노래가 즐겨 쓰던 단골 비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