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안티폰 본문을 세 악장에 나누어 붙였습니다. 빠른 첫 악장과 마지막 악장이 느린 중간 악장을 감싸는 배치는 당시 이탈리아풍 신포니아나 독주 협주곡의 틀 그대로입니다. 카루스 판을 편집한 크리스티네 마르틴은 이 배치를 이탈리아풍 신포니아와 고전 독주 협주곡에 견주며, 한 해 전의 첫 레지나 첼리보다 전체적으로 요구 수준이 높은 곡이라고 평했습니다. 관현악이 먼저 나서서 주제를 다 보여 준 뒤에야 합창이 들어오는 첫 악장의 시작은 협주곡의 관현악 서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합창은 관현악에 얹히는 배경이 아니라 같은 소재를 나눠 갖는 상대역으로 다뤄집니다. 소프라노 독창은 중간 악장과 마지막 악장에서 기교적인 선율을 펼치며 독주 악기 역할을 맡습니다. 첫 곡과 견주면 편성의 선택이 눈에 띕니다. 잘츠부르크 축일 음악의 관용구였던 트럼펫과 팀파니를 빼고, 대신 중간 악장에 플루트를 들이고 비올라를 두 성부로 갈랐습니다. 소리의 무게 중심이 밖으로 터지는 광채에서 안쪽의 두터운 중음역으로 옮겨 갔습니다. 푸가 악절은 없지만, 각 성부가 제 길을 가며 서로를 짧게 흉내 내는 짜임이 곳곳에 있어 합창이 화음만 두드리는 단조로움을 피합니다. 카루스 판 서문은 이 곡이 첫 곡보다 성부 짜임이 정교하고 관현악 사용이 치밀하며, 나폴리 교회음악의 어법에 교향곡풍의 구성을 결합했다고 정리합니다. 중간 악장은 안단테에서 아다지오로 템포와 조성을 모두 바꾸는 두 부분으로 짜여 있어, 음반에 따라 여기를 둘로 쪼개 네 트랙으로 내놓기도 합니다. 신모차르트전집과 쾨헬 목록의 정본 구분은 세 악장입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자필 총보는 베를린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는데, 필적이 두 사람의 것입니다. 모차르트 본인과 아버지 레오폴트가 함께 적었고, 표제와 날짜 같은 대목에 레오폴트의 손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 악보는 안드레 가문이 갖고 있다가 1873년 베를린 왕립도서관에 팔렸고, 2차 대전 중 행방이 끊겼다가 1964년 튀빙겐 대학도서관에서 다시 나타나 베를린으로 되돌아왔습니다. 2022년에 온라인으로 공개되어 누구나 자필보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음악 문서고에 전해지는 연주용 파트보에도 모차르트 부자의 손길이 있습니다. 궁정 필사자 막시밀리안 라프가 옮겨 적은 파트보인데, 소프라노 파트에는 레오폴트가 직접 써 넣은 카덴차가 남아 있고, 오보에 파트에는 볼프강의 것으로 보이는 임시표 수정 흔적이 있습니다. 이 파트보에는 총보에 없는 트롬본 세 대의 파트가 딸려 있습니다. 합창의 알토·테너·베이스를 트롬본이 겹쳐 부는 잘츠부르크 교회음악의 관행 그대로, 악보에 적힌 편성과 현장에서 울린 소리가 조금 달랐음을 보여 주는 흔적입니다. 이 곡을 누가 불렀는지에 대한 단서는 1778년 4월 12일 레오폴트가 파리의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 있습니다. 궁정 카스트라토 체카렐리가 「황금 살베」 예식에서, 볼프강이 「하이든 부인」을 위해 만든 레지나 첼리를 부를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하이든 부인은 미하엘 하이든의 아내이자 궁정 소프라노였던 마리아 막달레나 리프입니다. 다만 편지는 첫 곡과 이 곡 가운데 어느 쪽인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카루스 판과 영문 위키백과는 이 곡으로 보고, 하이페리온 음반 해설은 판단을 유보합니다. 소프라노를 위해 쓴 곡이 몇 해 뒤 카스트라토의 목소리로 다시 울린 것만은 분명합니다. 인쇄 악보로는 뜻밖의 모습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습니다. 1823년 카를 출레너가 라틴어 가사 대신 독일어 가사를 붙여 피아노 반주 축약보로 펴낸 것이 최초의 출판입니다. 라틴어 원곡 총보는 1880년 브라이트코프 운트 헤르텔의 옛 모차르트 전집에 이르러서야 인쇄되었습니다. 현대의 정본은 1963년 헬무트 페더호퍼가 편집한 신모차르트전집입니다. 중간 악장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편집자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습니다. 페더호퍼는 안단테와 아다지오를 두 개의 아리아로 보았지만, 2001년 카루스 판을 편집한 크리스티네 마르틴은 아다지오 「오라 프로 노비스」가 조성을 쉼 없이 옮겨 다녀 독립 악장의 안정감이 없으니 즉흥 코다에 가깝다고 반박했습니다. 음반마다 트랙 수가 세 개와 네 개로 갈리는 배경입니다.
카를 출레너, 독일어 칸타타 「Ewiger erbarme dich」 (1823): 라틴어 원곡에 독일어 가사를 새로 붙이고 피아노 반주 4성부로 축약한 개작. 이 곡의 첫 인쇄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