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설명
F장조로 된 단일 곡으로, 같은 음악에 시의 여러 절을 차례로 얹어 부르는 유절가곡입니다. 시가 바뀌어도 선율은 그대로 돌아오기 때문에, 노래의 인상은 한 절 분량의 짧은 가락 안에서 모두 결정됩니다. 선율은 네 마디씩 단정하게 끊어지는 악구로 짜여 있습니다. 대부분 이웃한 음으로 차근차근 옮겨 가고, 군데군데 작은 꾸밈음이 붙어 장식을 더합니다. 빠르기 표시는 ‘보통 빠르기로’라는 뜻의 독일어 지시어여서,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걸어가는 노래가 됩니다. 건반은 선율과 겨루기보다 화성을 받쳐 주는 데 머뭅니다. 바로크 시대의 통주저음을 떠올리게 하는 옛 방식의 반주로, 아직 훗날 독일 가곡처럼 피아노가 노래와 대등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에는 이르지 않았습니다. 이 소박함이 오히려 열두 살 소년이 남긴, 가장 이른 축에 드는 독일어 노래의 얼굴을 또렷하게 보여 줍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이 노래는 1767년부터 1769년까지 이어진 모차르트 가족의 두 번째 빈 여행에서 태어났습니다. 같은 시기 모차르트는 오페라 부파 〈라 핀타 셈플리체〉 K.51과 징슈필 〈바스티앙과 바스티엔〉 K.50을 쓰고 있었고, 그 틈에서 가까운 이들과 함께 부를 작은 독일어 노래를 하나 지었습니다. 누구에게 바치려고 썼는지, 처음 어디서 불렸는지는 기록으로 남지 않았습니다. 이 곡은 모차르트의 생전에 인쇄된 몇 안 되는 초기작입니다. 1768년 빈의 출판인 루돌프 그레퍼가 펴낸 문예 잡지 『즐거움과 교양을 위한 신선집』 제3권에 건반 악보 형태로 실렸고, 그 초판의 실물은 지금도 괴팅겐 대학도서관 등에 전합니다. 반대로 모차르트가 손수 쓴 자필 악보는 전해지지 않습니다. 1770년에 옮겨 적은 필사본이 빈 시립도서관의 가곡 모음집에 스물여덟 번째 곡으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파리 국립도서관에 있는 18세기 후반의 한 필사본에는 누군가 “이 노래는 빈의 열두 살 모차르트 군의 작품이다”라는 메모를 남겼습니다. 어린 작곡가의 나이가 그 자체로 화제가 되던 시절의 분위기가 이 짧은 한 줄에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연대를 둘러싼 가설도 하나 있습니다. 1767년 가을 빈에 천연두가 돌자 가족은 올뮈츠(지금의 체코 올로모우츠)로 피했지만, 그곳에서 볼프강과 누나 난네를이 모두 병을 앓았습니다. 남매를 돌본 의사 요제프 볼프의 딸에게 모차르트가 아리아를 한 곡 써 주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학자 알프레트 아인슈타인은 그 아리아가 바로 이 곡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쾨헬 목록 3판이 이 곡의 번호를 43b로 앞당긴 것도 이 가설과 이어져 있습니다. 다만 6판과 9판은 작곡 시기를 다시 1768년 빈으로 매겼고, 볼프 박사 딸과의 연결은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은 가설로 남아 있습니다. 제목만 보면 베토벤 교향곡 9번의 〈환희의 송가〉가 먼저 떠오르지만 둘은 전혀 다른 시입니다. 베토벤이 곡을 붙인 실러의 시는 1785년에 나왔고, 모차르트가 고른 것은 그보다 앞서 활동한 독일 시인 우츠가 고대 그리스풍 서정시의 가벼운 말투로 쓴 시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