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로 그리는 26세 소프라노의 데뷔 시즌
스페인의 26세 소프라노 루시아 이글레시아스(Lucía Iglesias)가 2026–27 시즌을 모차르트 다섯 역으로 연다. 테아트로 레알에서 로베르 카르센(Robert Carsen) 연출의 〈피가로의 결혼〉 바르바리나로 데뷔하고, 리세우 대극장에서는 〈마술피리〉 파파게나, 마드리드 리사이틀에서는 〈후궁 탈출〉 블론데까지 — 모차르트가 그의 커리어 축이다.

루시아 이글레시아스는 테아트로 레알의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Crescendo)에서 수련해온 갈리시아 출신 소프라노다. 이번 시즌 그는 테아트로 레알 정규 프로덕션에 처음 참여하며, 리세우 대극장에서도 함께 데뷔한다. 스페인 양대 오페라 극장에 한 시즌 안에 모두 서는 셈이다. 모차르트 다섯 역에 테네리페 오페라의 〈오웬 윙그레이브〉 미세스 코일 역이 더해지고, 중남미 데뷔는 최근 리마에서 〈라 푸르푸라 데 라 로사〉로 치렀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그가 맡는 바르바리나는 흔히 가벼운 희극 캐릭터로 소비되지만, 모차르트는 이 소녀에게 작품 전체에서 유일한 단조 아리아를 남겼다. F단조로 쓰인 '잃어버린 핀' 아리아는 짧지만 기술적으로 까다롭고, 낭만주의 음향을 미리 들려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길이는 짧은데 기술적으로 꽤 까다로워요. 데뷔 아리아로는 좋죠. 어떤 사람은 바르바리나가 핀을 잃어서 운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백작에게 잃은 순결을 운다고 봐요. 어쩌면 어른의 세계로 넘어가는 지점일지도 모르죠 — 결국 연출의 몫이에요."
2026-27 시즌 테아트로 레알 〈피가로의 결혼〉 신 프로덕션은 로베르 카르센이 연출하고,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의 공동 제작으로 올라간다. 10월 1일로 잡힌 첫 리허설이 뉴욕·마이애미 공연 일정과 겹쳐 그는 둘째 날부터 리허설에 합류한다. 그가 〈피가로의 결혼〉에서 특히 강조한 지점은 레치타티보다.
"〈피가로의 결혼〉에서 레치타티보가 작품의 심장이에요. 음악은 아름답지만, 등장인물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건 레치타티보에서죠. 저는 다른 가수들이 레치타티보를 어떻게 끊고 어디에 악센트를 주는지 늘 유심히 보고 있어요."
그는 〈피가로의 결혼〉이 2026년에도 울림을 갖는 이유를 "권력의 남용"과 "여성 연대"에서 찾는다. 수산나와 백작부인이 손잡고 백작의 위선을 폭로하는 구도는 상사·대통령·CEO로 치환해도 그대로 작동하고, 그 지점이 모차르트의 희극을 변치 않는 인간 본성에 관한 깊은 드라마로 만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