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넷 모차르트가 사양했던 오페라, 산 카를로가 올리다
이탈리아를 순회하던 열넷의 모차르트가 1770년 나폴리 테아트로 산 카를로의 신작 의뢰를 거절했을 때, 그는 이미 밀라노 테아트로 두칼레의 커미션을 받아들인 뒤였다. 결국 산 카를로의 무대에 오르지 못한 채 묻혀 있던 〈미트리다테, 폰토의 왕〉이 2026–27 시즌 개막에서 클라우스 구트 연출로 처음 올라, 리카르도 프리차 지휘와 지오반니 살라·사라 블란치·프랑코 파지올리 등 국제 캐스트와 함께 긴 공백을 메웠다.

열넷의 모차르트가 1770년 아버지와 함께 이탈리아를 순회할 때, 나폴리 테아트로 산 카를로는 그에게 신작 오페라를 의뢰했다. 그러나 모차르트는 이미 밀라노 테아트로 두칼레의 커미션을 받아들인 상태였고, 산 카를로의 제안을 사양했다. 그 결과물 〈미트리다테, 폰토의 왕(Mitridate, Re di Ponto)〉은 밀라노 초연 뒤 두 세기 반 동안 산 카를로에 오르지 못했고, 2026–27 시즌 개막에서 클라우스 구트(Claus Guth) 연출로 뒤늦게 그 자리를 채웠다.
구트는 작품의 배경을 20세기 — 우르줄라 쿠드르나(Ursula Kudrna)의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1970년대로 짐작되는 — 로 옮겨 미트리다테를 큰 저택의 사업가 가장으로 바꿨다. 평론가 라우라 세르비데이(Laura Servidei)는 이 시대 이동이 전쟁의 테마를 지우면서 뚜렷한 대체물을 두지 못했다고 짚었지만, 가족 역학은 시대와 무관하게 날카롭게 그려졌다고 평했다. 크리스티안 슈미트(Christian Schmidt)의 회전무대는 한쪽에 저택을, 반대쪽에 인물들이 두려움·욕망·악몽과 분신(검은 옷의 무용수) 사이를 떠도는 추상 공간을 두어 꿈결 같은 밀도를 축으로 삼았다.
지휘를 맡은 리카르도 프리차(Riccardo Frizza)는 과장 없이 고전적으로 절제된 독법으로 산 카를로 오케스트라에서 풍부한 색채를 끌어냈다. 빠른 템포에서 정밀함과 우아함이 빛났고, 느린 곡에서는 극적 긴장이 느슨해지는 지점도 있었다는 평이다. 레치타티보 대부분이 삭제된 점은 아쉬웠다 — 복잡한 플롯이 더 혼란스러워졌고, 시파레와 아스파시아의 사랑이 싹트는 과정이 거의 무근거로 느껴졌다는 지적이다.
호른 수석 알레산드로 프라티첼리(Alessandro Fraticelli)가 무대 위에서 솔로 오비가토를 연주한 시파레의 아리아 "Lungi da te, mio bene"는 저녁의 하이라이트였다. 호른이 시파레의 영혼을 비추는 거울처럼 울리며, 아버지에 대한 의무와 아스파시아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찢기는 감정의 무게를 증폭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