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이드 '빌트'가 모차르트 오페라를 배급한 저녁
독일 최대 타블로이드 빌트(Bild)가 7월 8일 저녁, 유료 구독 회원을 대상으로 모차르트의 〈후궁으로부터의 도주〉를 베를린 슈타츠오퍼 무대에서 생중계했다. 진행은 독일의 인기 코미디언 뷜렌트 제일란이 맡았고, 이 이례적인 배급을 소개한 사람은 슈프링거 그룹 회장 마티아스 되프너였다. 옛 음악평론가이기도 한 그는 '오페라는 빌트와 같다'는 논리로 이번 실험의 근거를 정리했다.

7월 8일 저녁, 독일 최대 타블로이드 빌트(Bild)가 자사 유료 구독 회원을 대상으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The Abduction from the Seraglio)〉를 베를린 슈타츠오퍼(Berlin State Opera Unter den Linden) 실황으로 생중계했다.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이름을 알린 이 대중지가 슈타츠오퍼 무대의 오페라를 자사 독자에게 프리미엄 콘텐츠로 배달한 것은 흔한 그림이 아니다.
실황 중계에서 무대 해설을 맡은 이는 독일 코미디언 뷜렌트 제일란(Bülent Ceylan)이다. 노련한 오페라 평론가가 아니라 개그맨을 해설자 자리에 앉힌 캐스팅은 이번 방송의 결이 어느 쪽에 놓여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프로그램을 빌트 독자에게 직접 소개한 인물은 슈프링거 그룹 회장 마티아스 되프너(Mathias Döpfner)다. 되프너는 언론사 경영자가 되기 전 음악 평론가로 활동한 이력이 있고, 지금은 영국 텔레그래프 그룹의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대중지 경영과 음악 평론이라는 두 이력을 한 몸에 가진 인물이라는 뜻이다.
되프너는 왜 빌트가 모차르트를 다루어야 하는지에 대해 짧은 답을 내놓았다.
"오페라는 응축하고, 인물화하고, 감정을 극대화한다."
되프너의 시선에서 오페라라는 형식이 하는 일은 빌트가 지면에서 매일 하는 일과 정확히 같다. 이번 스트리밍은 그 관점을 상품 형태로 옮긴 연장선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 이례적인 협업을 전한 슬립드 디스크의 노먼 레브레히트(Norman Lebrecht)는 기사 말미에 짧은 물음 하나를 붙였다. 시대의 징후일까? 답을 내리지는 않고 물음만 열어둔 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