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워터밸리 페스티벌, 웃음으로 그린 돈 조반니
블랙워터밸리 오페라 페스티벌의 올여름 돈 조반니가 위험을 피해 웃음으로 승부를 걸었다. 연출가 톰 크리드(Tom Creed)는 이야기를 오늘의 어느 호텔 복도로 옮겨 놓았고, 피터 웰런(Peter Whelan)이 이끄는 아이리시 바로크 오케스트라는 가벼운 슬랩스틱과 정갈한 음악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데 무게를 두었다는 평이다.

무대는 고성의 안뜰과 옛 농가 건물들이 둘러싼, 그리 넓지 않은 야외 공간이다. 크리드는 시대 배경을 오늘의 어느 호텔로 옮겼고, 무대 디자이너 에딘 코스그로브(Aedin Cosgrove)는 복도와 몇 개의 객실 문, 비상구, 청소도구 창고만으로 극 전체를 굴린다. 조반니와 하인 레포렐로는 이 좁은 복도를 뛰어다니며 여자들을 피하거나 쫓고, 방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오롯이 관객의 상상에 맡긴다.
원작에 담긴 성폭력·살인·심판 같은 무거운 지점은 대부분 웃음으로 처리된다. 코멘다토레는 실은 죽지 않고 청소도구함에 잠시 밀어 넣어졌을 뿐이며, 마지막 장면에서는 술 한 잔이 필요하다는 듯 창고에서 다시 걸어 나온다. 평론가는 "누구도 불편해질 수 없는 무대였고, 코미디는 잘 정리돼 있었다"고 요약했다.
문제는 두 주역이다. 바리톤 조일런 로이(Joylon Loy)가 부른 돈 조반니는 위압적인 체격에도 카리스마와 위험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값싼 트레이닝복 차림이 만들어낸 인상은 우아한 난봉꾼보다는 무례한 불량배 쪽에 가까웠고, 정확하지만 관객을 붙드는 힘이 부족한 목소리가 그 인상을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이다. 베이스바리톤 앤드루 머피(Andrew Murphy)의 레포렐로는 대사와 몸의 코믹 타이밍은 좋았지만, 유명한 '카탈로그 아리아'는 자막에 밀리며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정작 극의 무게 중심은 돈나 안나 역의 소프라노 에이미 니 페라이(Amy Ni Fhearraigh)에게로 옮겨갔다. 도발적인 조반니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스스로 복수를 벼르는 강한 해석이었고, 아리아 〈Non mi dir, bel'idol mio〉에서는 감정의 진폭과 선율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메조소프라노 캐럴린 홀트(Carolyn Holt)의 돈나 엘비라는 과장된 분노를 즐기며 코미디의 톤을 끌어올렸고, 테너 개번 링(Gavan Ring)의 돈 오타비오는 유약한 역할을 그대로 두면서도 아리아 〈Il mio tesoro〉에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베이스 발레리안 루민스키(Valerian Ruminski)는 코멘다토레의 위엄과 코미디의 결을 오가는 데 무리가 없었고, 젊은 연인 마세토와 체를리나 역의 베이스바리톤 도미닉 베예(Dominic Veilleux)와 소프라노 에이미 컨(Aimee Kearney)은 활기와 감정의 밀도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컨은 아리아 〈Batti, batti, o bel Masetto〉에서 맑고 자신 있는 목소리를 들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