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지 페스티벌, 루세의 티토가 여름밤의 하이라이트로
영국 햄프셔의 신고전주의 저택 그랜지에서 열린 그랜지 페스티벌이 6월 9일과 10일 이틀 밤에 걸쳐 크리스토프 루세와 레 탈랑 리리크가 이끄는 모차르트 〈라 클레멘차 디 티토〉를 무대에 올렸다. 570석 홀을 가득 채운 이번 공연은 서곡부터 마지막 이중창까지 앙상블과 여섯 성악진이 정교하게 맞물린 채, 이번 여름 시즌의 첫 하이라이트를 남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랜지 페스티벌은 영국 햄프셔의 Grade I 지정 신고전주의 저택 그랜지 마당에서 매 여름 열리는 예술 자선 축제로, 관객이 약 한 시간 반의 인터미션 동안 잔디 정원에서 피크닉을 즐기다 약 570석 규모의 홀로 돌아와 오페라를 관람하는 특유의 리듬을 지닌다. 이번 여름의 첫 손님은 6월 9일과 10일에 만원 사례를 이룬 모차르트의 2막 오페라 세리아 〈라 클레멘차 디 티토〉(1791)였고, 리뷰어는 캔도버 시내에 몸을 담근 백조 한 마리가 "로엔그린"의 자태로 서 있던 장면을 도입에 두며 이 저녁의 목가적 인상을 짚었다.
지휘와 하프시코드를 겸한 크리스토프 루세가 이끄는 레 탈랑 리리크(Les Talens Lyriques) 의 서곡은 흥분과 활기를 담아 오페라 세리아의 극적 전개를 위한 견고한 바탕을 놓았다. 특히 티토가 등장하는 순간의 행진곡 서주에서는 호른이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었고, 루세는 이 오페라 세리아 전반을 즐거움과 생동감 있는 추진력으로 지휘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소프라노 아프로디테 파툴리두(Aphrodite Patoulidou) 가 비텔리아를, 메조소프라노 마이테 보몽(Maite Beaumont) 이 세스토를 맡아 오프닝 이중창 〈Ma che sempre l'istesso〉를 명료하고 정확한 결로 노래하며 이 밤의 분위기를 잡았다. 이어지는 〈Fan mille affetti insieme〉에서 두 사람은 이 지점부터 무대를 완전히 끌고 나갔고, 리뷰의 표현대로 진정한 사랑의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보몽은 이 밤 내내 이 공연의 등뼈 같은 목소리였다. 무한한 색채로 가득 찬 따뜻한 음색이었다.
제레미 오벤든(Jeremy Ovenden) 의 티토는 아리아 〈Del piu sublime soglio〉에서 홀을 가득 채우는 풍성한 음색을 들려주었고, 뒤이은 〈Ma che giorno e mai questo〉는 마지막 이중창으로 이어지는 인상적인 무대로 자리 잡았다. 의 세르빌리아는 리뷰가 이 밤의 하이라이트로 꼽은 지점이었다. 아리아 〈S'altro che lacrime〉에서 그는 완벽한 형태의 음성과 딜리버리, 또렷한 상성과 정확한 음정, 그리고 무대 위 우아함을 함께 보여줬다. 의 안니오는 이중창 〈Non ci pentiam〉과 〈Ah! perdona al primo〉에서 또렷한 어법과 따뜻한 중음역, 그리고 홀 안으로 감기며 뻗어가는 상성을 남겼다. 의 푸블리오는 〈Tardi s'avvede〉에서 두툼하고 울림 있는 저음을 들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