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프필 데뷔 드 비크, 모차르트로 정점을 찍다
모차르트의 종교 음악 세 곡이 함부르크 엘프필하모니 무대에 올랐다. 안토니우스 아담스케 지휘로 몬테베르디 합창단 함부르크 (Monteverdi-Chor Hamburg)와 라우텐 콤파니가 K.47 〈Veni Sancte Spiritus〉부터 K.317 〈대관식 미사〉, 그리고 K.469 〈다비드 페니텐테〉까지 들려준 이날 무대에서 소프라노 지닌 드 비크가 자신의 엘프필 데뷔를 알렸다. 종교와 극장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든 18세기 음악의 매력이 다시 살아난 자리였다.

이번 공연은 르네상스 시기 조스캥 데 프레부터 이어진 종교 음악의 오랜 고민을 환기시키는 자리였다. 평론가는 18세기 후반의 음악이 종교와 극장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었다고 짚으면서, 그 경계를 누구보다 위트 있게 다룬 작곡가로 모차르트를 꼽았다. 무대 위에서 그 통찰은 K.47의 짧은 도입부에서부터 분명하게 드러났다.
라우텐 콤파니의 연주는 탁월한 투명함과 에너지로 묘사됐다. 짧지만 자신감 있는 K.47 〈Veni Sancte Spiritus〉가 서곡 역할을 했고, 이어 K.317 〈대관식 미사〉가 본격적으로 펼쳐졌다. 키리에에서는 소프라노와 테너의 간결한 듀엣이 곡 전체의 흐름을 잡았고, 글로리아에서는 솔리스트 사중창 — 요한나 칼데바이, 비르길 하르팅거, 즈느비에브 추미, 헨리크 뵘 — 이 평론가의 표현대로 두드러진 음향적 융합을 만들어냈다.
지닌 드 비크(Jeanine De Bique)의 솔로가 처음 들린 자리는 아뉴스 데이였다. 그의 엘프필 데뷔 무대였다. 평론가는 그의 호흡을 두고 이렇게 적었다.
호흡 조절은 압도적이었고, 작은 소리로 들어서는 순간들이 정교했다.
후반부에는 K.469 〈다비드 페니텐테〉가 올랐다. 모차르트가 미완으로 남긴 c단조 미사 K.427의 음악을 이탈리아어 가사로 재구성한 오라토리오로, 평론가는 이 작품을 두고 모차르트의 실용적이면서 기지 넘치는 면모가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특히 데 비크가 부른 아리아 〈Tra l'oscure ombre funeste〉를 두고 정점의 순간이라며, 콜로라투라 패시지가 놀라운 정확성과 화려함으로 펼쳐졌다고 적었다.
아담스케는 지휘봉뿐 아니라 건반(작은 오르간과 하프시코드)도 직접 맡았다. 이 반주는 평론가가 꾸준히 생기 있고 든든했다고 평가한 대목이다. 몬테베르디 합창단 함부르크 (Monteverdi-Chor Hamburg)는 평소의 높은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며, 한 음절씩 깔끔하게 정리되고, 리듬의 윤곽은 또렷했다.
평론가는 짧은 프로그램을 두고 솔직한 아쉬움도 남겼다. 청중에게 더 듣고 싶다는 또렷한 갈증이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결론은 분명했다. 모차르트는 다른 어떤 작곡가보다도 인간의 목소리를 잘 이해한 작곡가일지 모른다는 것이었다.